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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의 씨앗

폭풍 속의 씨앗

한 무장친위대 병사의 2차 세계대전 참전기

  • 헤르베르트 브루네거

  • 20,000원

[책소개]

『폭풍 속의 씨앗』은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온몸으로 지나온 전 무장친위대 대원 헤르베르트 브루네거의 수기이다. 겨우 15세의 나이에 토텐코프 사단에 지원하면서 시작된 무장친위대 생활을 소련군 포로로 끝마친 저자는, 어쩌면 상기시키고 싶지 않았을 본인의 기억을 자세히 써내려간다. 저자는 ‘스스로의 진실’에 충실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기가 목격한 친위대의 범죄와 부정적 측면들을 솔직히 밝힌다. 이는 맞서 싸웠던 소련군의 그에 못지않은 행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그렇게 차례차례 죽어가는 전우를 보며, 서로의 증오를 부추길 뿐인 계속된 공방전을 겪으며, 생사를 넘나드는 격전지에서 살아남은 한 병사의 잊지 못할 고백이다.

군사전문가와 역사학자들이 쓴 기존의 전쟁사와는 달리 「폭풍 속의 씨앗」은 전장의 현실 자체에 집중한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참고자료로 수록된 전쟁 당시의 사진들, 포화 속을 누비며 일상을 틈틈이 수첩에 기록하는 본문 속 저자의 모습 등은 이 책의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사실성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헤르베르트 브루네거
저자 헤르베르트 브루네거는 2차 세계대전 참전 군인.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열다섯 살에 무장친위대에 입대했다. 그 후 폴란드 침공에서 독소전을 거쳐 최후의 베를린 방어전에 이르기까지 주요 전역을 거치며 종전까지 복무하였다. 최종계급은 SS 중사(SS-SCHARFUHRER). 「폭풍 속의 씨앗」은 저자가 삼십여 년에 걸친 집필과 자료수집을 거쳐 내놓은 2차 세계대전 참전기이다.

역자 : 이수영
역자 이수영은 번역가. 성균관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지금까지 옮긴 책으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 「탐욕 저편의 새로운 자유, 나눔」, 「양의 탈을 쓴 가치」, 「THE MUSIC – 음악의 역사」, 「청소년을 위한 환경 교과서」 등이 있다.

[목차]

새로운 제국의 열다섯 살 최연소 병사
엉뚱한 곳에 꽂혀 있는 우리의 깃발
첫 출격
충성 선서
다시 강제수용소 보초로
수많은 희생의 출발점에서
서부 진격
르 파라디의 불명예
점령지 프랑스에서
1941년 하지
발다이 구릉의 늪과 빙하호 지대에서
데미얀스크 포위전
11월의 태양
하리코프 겨울 전투
전쟁 역사상 최대의 물량전
이탈리아 무장친위대 밀리치아 아르마타
마지막 전장을 향해
대단원
1945년 하지
수기를 마치며

부록: 색인, 무장친위대 계급 대조표, 지도

[출판사 서평]

1938년 4월 11일, ‘SS 토텐코프 부대’ 입대 적합 판정을 받은 나는 수용소 보초를 시작으로 새로운 제국의 열다섯 살 소년병이 되었다. 비상소집에 응해 소총과 탄약을 분배받던 1939년, 나는 독일군이 폴란드의 발포에 응사함을 알리는 총통의 목소리를 들었다. 쾰른 상공에 나타난 프랑스 공군과 맞서 싸우는 대공포대의 전투를 지켜보던 1940년, 나는 트럭을 타고 서부를 향해 진격했다. 남프랑스에서 겨울을 보내고 1941년 하지, 나는 동부전선의 병사가 되어 소련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폭풍 한가운데 선 나와 전우들은 어떤 운명으로 휩쓸려 가는 것일까.

병사로 참전하여 체코 병합에서 베를린 공방전까지……치열하게 싸우고 살아남았으나 결국은 멸시와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고 전범조직의 일원으로 전락한 한 무장친위대 대원의 8년에 걸친 뼈아픈 기록

「폭풍 속의 씨앗」은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온몸으로 지나온 전 무장친위대 대원 헤르베르트 브루네거의 수기이다. 겨우 15세의 나이에 토텐코프 사단에 지원하면서 시작된 무장친위대 생활을 소련군 포로로 끝마친 저자는, 어쩌면 상기시키고 싶지 않았을 본인의 기억을 자세히 써내려간다. 감정이 끼어든 것을 발견할 때마다 기껏 완성한 원고를 모두 찢어버릴 만큼 저자가 엄격하게 지키고자 한 것은 단 하나, ‘스스로의 진실’이었다.
군사전문가와 역사학자들이 쓴 기존의 전쟁사와는 달리 「폭풍 속의 씨앗」은 전장의 현실 자체에 집중한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참고자료로 수록된 전쟁 당시의 사진들, 포화 속을 누비며 일상을 틈틈이 수첩에 기록하는 본문 속 저자의 모습 등은 이 책의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사실성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

‘전범조직’ 무장친위대 – 과연 면죄부는 있을까?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을 비롯한 전후의 역사는 나치 독일의 친위대(SS)를 ‘전범조직’으로 간주한다. 악의 제국 나치 독일에서도 가장 어두운 부분으로 여겨진 친위대는 그저 ‘비난의 대상’으로 여겨졌었을 뿐 그 구성원 자신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금기시됐다.
이 책이 흥미 위주의 이야깃거리를 나열한 무용담을 넘어선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저자는 ‘스스로의 진실’에 충실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기가 목격한 친위대의 범죄와 부정적 측면들을 솔직히 밝힌다. 이는 맞서 싸웠던 소련군의 그에 못지않은 행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그렇게 차례차례 죽어가는 전우를 보며, 서로의 증오를 부추길 뿐인 계속된 공방전을 겪으며, 생사를 넘나드는 격전지에서 살아남은 한 병사의 잊지 못할 고백이다.
이렇게 기록을 남기는 것은 치열하게 살아남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지만 막중한 의무이기도 하다. 죽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다. 진실을 아는 누군가가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후세에 남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장대한 자료를 엮어낸 다큐멘터리나 유명인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엮인 공적인 전쟁사로는 담아낼 수 없었던 제2차 세계대전의 또 다른 역사이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변명하지 않고, 부정적인 측면에 침묵하지 않은 참전병의 진솔함 앞에 숙연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폭풍 속의 씨앗」은 나치 독일의 반성문은 아니다. 저자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시각’에서 진실을 기록한 것이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 점을 염두에 두어 충분히 걸러서 읽고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할 것이다. 병사들 간의 전우애가 아무리 빛을 발한들 무장친위대가 ‘전범조직’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 말이다.

1938년 무장친위대 입대 / 훈련병 / 강제수용소 / 체코 병합 / 폴란드 침공 / 서부 전역 / 프랑스 점령 / 독소전 개전 / 데미얀스크 포위전 / 토텐코프 기갑사단 편성 / 하리코프 공방전 / 쿠르스크 전투 / 프로호로프카 / 이탈리아 무장친위대 / 베를린 공방전 / 1945.8 포로 …

치열한 전투와 생생한 묘사, 귀중한 증언
헤르베르트 브루네거는 체코 병합부터 1945년 5월 독일 항복에 이르기까지 8년에 걸쳐 ‘최전선에서 전투에 임하는 일반 사병’으로 살아남았다. 기존에 나온 대부분 관련 서적들이 고위 지휘관급의 회고록으로서 최전선의 현장감이 부족하며, 최전선의 일반 병사들은 뒤를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오래 살아남지 못했던 것을 생각할 때 이 책은 그 자체로 귀중한 사료이자 증언이다.
영하 50도를 치닫는 데미얀스크의 혹독한 포위전, 쌍방 300만의 대병력이 격돌한 쿠르스크 전투의 장대한 개막과 처절한 전차전, 절망 속에서 이어지는 독일 본토 방위전이 일인칭 시점으로 생생하게 펼쳐진다. 또한, 전쟁사 측면에서는 풍부한 당시 사진 자료와 함께 토텐코프 사단 일선 부대의 편제, 주요 전투, 해당 전선 상황에 대한 상세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책의 묘사는 생생하며 상황은 치열하지만 이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어조는 담담하다. 저자는 자신의 기억을 충실히 묘사하되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이를 통해 독자는 최전선에서 전쟁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던 한 젊은이의 담담한 시선을 자연스레 따라가게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끊임없이 대포가 쿵쿵거리고, 총탄이 쉼 없이 날아다니는 전장에 와있다. 주인공과 함께 하루에도 몇 번씩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료가 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보복을 무릅쓰고 낯선 점령군 병사에게 물이라도 한잔 건넬수 밖에 없는 피점령지의 주민이 된다. 그렇게 겪는 전쟁으로도 새삼 깨닫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헛된 야욕은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쉽게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