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1966 in NARITA, JAPAN
국가권력의 폭압적 개발주의에 맞선 전대미문의 농민운동을 그린 걸작 다큐멘터리

1,2,3권 출간 (전7권 예정)

저자: 오제 아키라 / 역자: 이기진 / 발행: 도서출판 길찾기
발행일: 2012년 3월 31일 / 국판, 각 권 240쪽 / 정가 : 각 8,800원


이 만화에서 그려지는 산리즈카 마을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나라 제주의 강정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너무도 닮았다. 아니다. 새만금과 부안 핵폐기장, 미군부대에 땅을 내준 평택 대추리에서 서울 용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국가권력에 의해 고통 받았고 또 지금도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그것에 다름 아니다. - 문정현 (길 위의 신부)

이 만화는 일본 현대사에서 가장 격렬했던 민중운동으로 기록되고 있는 나리타공항 반대투쟁(일명 나리타 투쟁, 혹은 산리즈카 투쟁)을 소재로 한 논픽션 드라마이다. 1992년부터 93년에 걸쳐 일본 고단샤의 주간지 <모닝>에 연재된 작품으로서, 가리야 데쓰(맛의 달인 등)와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좌파 만화가라고 할 수 있는 오제 아키라가 치밀한 취재와 조사를 바탕으로 당시의 현장감과 디테일을 풍부하게 살린 다큐멘터리 만화의 수작이다.

이 만화의 주제이자 소재인 '산리즈카 투쟁'은 1966년에 일본 정부가 도쿄 근교의 지바현 나리타시 산리즈카라는 마을에 일방적으로 국제공항 건설을 결정, 통보함에 따라 이에 반대하는 현지 농민과 일본 민중들이 연대하여 벌인 대규모 반대운동을 말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무시한 채 이루어진 국제공항 건설 계획은 정부의 강권적 개발주의를 비판하는 일본 내의 민중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드높은 민중의 반대 목소리, 눈물의 호소, 분노의 외침을 뒤로한 채 정부는 폭압적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체포,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수백 년을 나라님에 거스르는 일 없이 묵묵히 땅만 파먹고 살아왔던 농투성이들이 국가권력의 폭력과 모순에 유린당하고 상처 입었다.

이 만화는 거대한 국가권력에 맞서 피 흘리고 상처 입으면서도 끝까지 땅을 지켜내려 했던 농사꾼들의 이야기이다.

당시는 미국에 의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을 비롯한 사회 각계가 전쟁을 원조하고 있던 일본 정부와 첨예하게 맞서고 있었다. 나리타 공항은 미군 전투기의 이착륙도 그 내용에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산리즈카 투쟁은 단순히 농민들의 내땅 지키기 차원이 아닌 보다 폭넓은 반권력 사회운동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산리즈카 투쟁은 2기분 공항 건설 계획을 무산시키고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40여 년 전의 산리즈카의 상황은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재현되고 있다. 무모한 4대강 개발과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계획은 66년 산리즈카에 느닷없이 쳐들어 온 공항 건설 계획과 너무나 닮아 있다. 그렇기에 <우리 마을 이야기>는 나리타 투쟁의 진솔한 교훈이며 2012년의 대한민국 시민에게 전하는 뜨거운 메시지라 할 수 있다.

50년 전의 나리타와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은 과연 공교로운 역사의 반복에 불과한 것인가! 반세기의 터울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삶터와 주변 환경에 대한 애정이, 내 가족의 집과 땅과 논과 밭, 삶의 터전, 나아가 이 나라의 농업을 지키겠다는 소박한 일념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또한 내 삶이 파괴 되고 싶지 않다는 당연한 바람이 국가주의, 개발주의, 공권력,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적으로 외면당하는 현실이 변하지 않았다. 절차도 공론화도 없는 주먹구구식 강권적 행정의 비인권적 비민주적 행태가 뿌려댄 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반목, 형제, 자매, 부모자식 간에 생긴 씻을 수 없는 갈등과 상처의 모습도 그대로다.


- 책 속에서 -

"민주주의란 '인간에 대한 예의'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책 첫 머리에

"이 나라는 말입니다, 여태까지 그 어떤 공공사업을 추진해도 절대 실패한 적이 없었다, 이겁니다."
공항건설공단 간부

"과연 반대동맹이 나라님과 싸워서 이길 승산이 있는 겐가…?"
조건파 농민

"공항은 국가의 방침이라고요. 안 생길 리 없잖아요.
아무리 반대운동을 한다 해도 위에서 들을 것 같아요?"

도회지에서 돌아온 반대파 농민의 아들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는 우리 일본이 국제적인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거야.
우리나라의 번영을 위해서 국제공항이 필요한 건 당연한 거라고."

조건파 농가 초등학생 아들

"너 혼자 남는다고 해도 싸워야 한다. 네가 지키는 건 이 목장이나 집, 밭뿐만이 아니야.
네가 지키는 건… 민주주의다!"

산리즈카 출신 대학생이 주인공 뎃페이 소년에게


작가 소개

오제 아키라
1947년생. <나츠코의 술(夏子の酒)>의 작가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으로 대표되는 그의 니혼슈(日本酒)를 소재로 한 만화 시리즈는 친환경, 생태주의적 관점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와 평등주의의 인류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소재로 한 작품을 다수 집필하였다. 국내에 <나츠코의 술(구판 명가의 술)>, <명가의 술 2부>, <술의 장인 클로드>, <온사이트> 등이 출판되어 있다.

역자 이기진
일본 교토세이카대학에서 만화를, 도시샤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학을 전공. 미디어학 박사. 현 인문만화교양지 SYNC 편집장.


추천사 및 해설 발췌

<우리 마을 이야기>는 거대권력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국가라는 획일적 기구에 맞서, 혹은 자본의 집요한 계획에 맞서, 이만큼 방어선을 쳐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작게라도 지켜낸 사례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우석훈[경제학 박사]-서평 '우리 마을 이야기 혹은 우리의 삶' 중에서)

이 만화에서 그려지는 산리즈카 마을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나라 제주의 강정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너무도 닮았다. 아니다. 새만금과 부안 핵폐기장, 미군부대에 땅을 내준 평택 대추리에서 서울 용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국가권력에 의해 고통 받았고 또 지금도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그것에 다름 아니다.
이 이야기는 끊임없이 민주주의가 도전을 받고 국가와 재벌 권력이 탐욕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부조리의 역사이다. 이 만화는 그 어떤 언론보다 정직하고 사려 깊고 성실한 증언이자 기록이다. (문정현[길 위의 신부]-추천사 중에서)

…이 책은 '있었던 사실'을 농민의 생활자적인 입장에서 '증언'한다. 따라서 농토 지키기=사유재산 지키기=공공성을 무시한 농민 이기주의라는 시선을 넘어서 농민들의 공항반대 운동에 농업 지키기, 반(反)개발주의, 생태주의적 시각을 부여하고 국가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된 농민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따라서 이 작품은 '투쟁하는 농민'만을 그리지 않는다. 정부 측의 보상에 굴복한 농민들의 모습도, 화염병 투쟁에 반대하면서 분뇨 투쟁을 주장하는 농투성이의 모습도, 모택동과 천황을 동시에 숭배하는 모순에 가득한 농민들의 모습도 동시에 담고 있다. (권혁태[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작품론 중에서)


작가의 말에서 ...

내가 이 작품에 착수한 것은 1991년 가을이었다. 반대운동이 시작되고 어언 25년, 공항의 개항으로부터 1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는 산리즈카에서 <나리타공항문제 심포지엄>이 개최되기 직전이었다. …내가 이 심포지엄에 참가하여 취재하면서 무엇보다 강하게 느낀 것은 '때린 인간은 자기가 때렸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1년에 걸친 심포지엄을 통해 반대동맹이 하려고 했던 것은 아마도 '때렸다는 사실을 국가가 기억하게끔 하는 것' 오로지 이것이 아니었을까. (심포지엄의 결과 일본 정부는) 이 국가적 사업이 인간에 대한 예의가 결여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겨우 인정했다. 고작 이 정도의 일에 얼마나 많은 피눈물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인지.(오제 아키라-한국어판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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